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인 CLARITY Act, 클래리티법 지지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프랭클린템플턴을 비롯한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미국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번 움직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월가가 암호화폐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핵심은 SEC와 CFTC의 규제 경계를 명확하게 만들고, 기관투자자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가깝습니다.
블랙록은 왜 지금 CLARITY Act에 힘을 싣고 있는 걸까요?
CLARITY Act란?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핵심 법안
CLARITY Act의 정식 명칭은 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of 2025입니다.
암호화폐와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미국의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증권거래위원회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 CFTC의 역할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국 의회의 H.R.3633 공식 진행 기록을 보면 CLARITY Act는 2025년 7월 17일 미국 하원에서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했습니다.
이후 상원으로 넘어갔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공개한 심사 결과에 따르면 2026년 5월 14일에는 15대 9로 위원회를 통과해 상원 본회의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7월 22일 Cynthia Lummis 상원의원은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의 논의를 합친 업데이트된 CLARITY Act 법안 문구를 공개했습니다. 7월 22일 공개된 CLARITY Act 수정안에서도 두 위원회의 작업물이 하나로 통합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꼭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2026년 7월 28일 현재 CLARITY Act는 최종 법률이 아닙니다.
상원 본회의 처리와 이후 입법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법안의 최종 통과를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암호화폐 규제와 ETF, 스테이블코인 등 전체 흐름은 2026 암호화폐 시장 주요 이슈와 함께 보면 이해하기가 조금 더 쉽습니다.
블랙록은 왜 지금 CLARITY Act를 지지했을까
이번 뉴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역시 블랙록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의 글로벌 시장개발 책임자 Samara Cohen은 CLARITY Act가 투자자를 우선하는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만드는 중요한 단계라는 취지로 법안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 내용은 블랙록의 CLARITY Act 지지를 전한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보도는 Cohen의 입장이 Politico에 전달됐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블랙록이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해서 법안을 지지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블랙록 같은 대형 금융회사는 하나의 금융상품을 출시할 때도 수탁, 거래, 공시, 내부통제, 투자자 보호와 같은 규제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명확하지 않고, 어느 기관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면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월가 입장에서는 규제가 없는 시장보다 규칙을 예측할 수 있는 시장이 더 중요합니다.
바로 이 부분이 블랙록의 CLARITY Act 지지를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SEC와 CFTC 구분이 월가에 중요한 이유
그동안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특정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됐습니다.
증권으로 판단되면 SEC의 규제가 중요해지고,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되는 영역에서는 CFTC의 역할이 커집니다.
문제는 이 경계가 불명확할수록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법률적인 위험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7월 22일 공개된 CLARITY Act 공식 조항별 설명 자료에서도 법안의 첫 번째 핵심으로 디지털자산에 대한 SEC와 CFTC의 관할권 배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SEC 규제를 없애고 CFTC로 넘기는 법”이라고 이해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법안은 특정 디지털자산에 대한 공시 의무와 내부자 거래 규제를 두고 있고, 사기와 소비자 보호에 관한 기존 규제기관의 권한도 유지합니다. 자금세탁방지와 고객확인 의무 등 불법금융 대응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즉 CLARITY Act의 방향은 규제 철폐보다는 규제의 경계를 정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ETF 다음은 수탁과 토큰화, 월가가 보는 시장은 더 크다
블랙록의 움직임을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 하나만 놓고 보면 전체 그림을 놓치기 쉽습니다.
기관들이 바라보는 디지털자산 시장은 ETF보다 훨씬 넓기 때문입니다.
7월 22일 공개된 CLARITY Act 세부안을 보면 은행과 금융회사가 기존에 허용된 업무 범위 안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자산을 결제, 대출, 수탁, 거래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법안에는 토큰화된 증권은 토큰 형태로 바뀌더라도 여전히 증권으로 취급한다는 원칙이 명시돼 있습니다.
또 SEC가 토큰화 증권의 수탁과 투자자 보호, 다른 규제기관과의 협력 등을 연구하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월가가 바라보는 시장은
비트코인 ETF
→ 디지털자산 수탁
→ 토큰화 증권
→ 블록체인 기반 거래·결제
→ 새로운 금융 인프라
로 확장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업을 장기적으로 진행하려면 규제의 기준이 먼저 필요합니다.
그래서 월가가 CLARITY Act를 원하는 진짜 이유는 암호화폐 가격보다 금융 인프라의 규칙을 만드는 데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설득력 있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도 “명확한 규칙”을 요구했다
블랙록만 움직인 것도 아닙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7월 27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CLARITY Act 통과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투자자가 어떤 보호를 받는지 알 수 있어야 하고, 기업 역시 어떤 규제기관을 상대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져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공식 게시물은 프랭클린템플턴의 CLARITY Act 지지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게시물 내용도 복수의 자료에서 확인됩니다.
결국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비슷합니다.
기관이 안심하고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규제의 예측 가능성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움직일 때와 수조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이 참여할 때 필요한 규칙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CLARITY Act가 ‘비트코인 상승 법안’은 아니다
여기서는 조금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블랙록과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이 CLARITY Act를 지지한다고 해서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 가격이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규제의 명확성은 기관투자자가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는 장기적인 조건 가운데 하나입니다.
반면 단기 암호화폐 가격은 미국 금리와 달러, 글로벌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도,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흐름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함께 받습니다.
특히 “블랙록이 비트코인을 매집했다”는 표현도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IBIT 같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증가하는 것과 블랙록이라는 회사가 자기자본으로 직접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ETF에는 투자자의 자금 유입과 환매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CLARITY Act 지지를 곧바로 특정 암호화폐의 매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접근입니다.
암호화폐에 영향을 주는 금리와 미국 증시, 글로벌 유동성 흐름은 마켓 허브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CLARITY Act에도 아직 정치적 쟁점은 남아 있다
법안이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모든 논쟁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최근 수정안에는 스테이블코인 보상, DeFi, 자금세탁 방지, 투자자 보호와 함께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예를 들어 7월 22일 공개된 법안에서는 미국 고객이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보유하는 것만으로 은행 예금과 유사한 이자나 수익을 받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다만 거래나 유동성 공급, 스테이킹 등 실제 활동과 연결된 일부 보상은 별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법안에 반대하거나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측 자료에서는 불법금융과 국가안보 측면에서 현재 법안에 여전히 취약점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결국 앞으로 상원 협상 과정에서 어떤 내용이 유지되고 어떤 조항이 변경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블랙록의 움직임, 진짜 의미는 ‘암호화폐의 제도화’
이번 뉴스를 “블랙록이 암호화폐 시장에 베팅했다”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오히려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더 큰 변화는 월스트리트가 디지털자산을 기존 금융시장 안에서 다루기 위한 규칙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암호화폐 업계가 규제 명확성을 요구했다면 이제는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같은 전통 금융기관까지 같은 문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개인투자자의 투기 시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ETF, 수탁, 토큰화, 결제와 금융 인프라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월가가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가장 중요한 한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CLARITY Act가 실제로 어떤 형태로 최종 법제화되느냐입니다.
2026년 하반기에는 비트코인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CLARITY Act의 상원 처리 과정, SEC와 CFTC의 최종 역할, ETF 자금 흐름, 미국 금리와 유동성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블랙록의 지지가 단기적인 비트코인 가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월가 금융사들이 “규칙을 만들어 달라”고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는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 과정에서 분명 눈여겨볼 변화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7월 28일 기준 공개된 미국 의회 및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특정 암호화폐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기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